완전히 만개하여 눈처럼날리는 벚꽃의 절정은
이제 일주일이면 거의 다 떨어져 지나가 버립니다.
지금도 이맘때면 여전히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을 듣지만 훨~씬 이전엔 본격적인
봄 시작 알람 같은 이 노래만큼 큰 공감대는
없었기에 각자의 방법으로 그 파릇하고 풋풋한 설렘을
추억하고 있었을텐데요...
저의경우에는 그것이 영화였습니다.
“4월 이야기” !!
1998년 이와이슌지 감독의 작품으로
주연배우인 마츠다카코를 일약 국민새내기로
만들어준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지금 표현이지 그때는 그런말도 평가도
없었지요.ㅎㅎ
기억이 맞다면 당시 국내에서는
이와이슌지 감독이 그다지 유명한편도
아니었고 마츠다카코 또한 이제 막 신인티를벗고
왕성한 활동을 하기직전이라
더욱이 국내 인지도는 거의 없다시피하여
슌지 감독의 전작인 러브레터의 유명세에
힘입어 마치 그 감성으로 돌아온 후속작 정도로
소개되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갱끼데스까~~~~~~아
물론 두작품은 내용도 느낌도 완전 다릅니다.
겨울과 봄의 차이만큼이나요^^ㅎㅎ
2000년 국내에서도 개봉했으나 역시 흥행은
참패ㅠ 일단 당시 헐리우드영화가 워낙 강세이고
겨우 60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에 잔잔한
내용이라 그때 국내정서에 인기있던 작품은
“엽기적인그녀” 같은 로코나
조폭과 액션영화가 주류였던 시대에서
관람객수의 경쟁은 커녕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건 당연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개봉당시 군인이였던터라 극장에서
관람하진 못했지만
무수히많은 편지지를 사고 쓰고 보내고
하면서 처음봤던 4월 이야기 사진속 마츠의
청순한 미소와 수줍은 표정에 빠져버렸고
그렇게 휴가나올날만 눈빠지게
기다렸다가 DVD방으로 직행!
아... 이런게 인생의 봄날이구나!
하고 강하게 느꼈던것 같네요.
잊어버렸던 혹은 나도 잘몰랐던 내마음을
알아버린 설레임이랄까?
첫사랑이라는 키워드가 아니어도
우리는 참 많은것을 그리워하고 살아감에도
또 막상 쉽게 포기하고 잊고말지만
어떤 계기로든 그 추억이 소환된다면
아픔보다는 행복한 웃음이 먼저 지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내게는 그런 인생영화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왜 사람들이 나이들수록
그리 오래된영화들을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지
마치 구닥다리처럼 어찌보면 촌스럽기까지한
그런 영상에서 뭘 느끼고 곱씹냐
생각해보니 그게 그들의 봄이었으며
설렘과 첫사랑처럼 소중한 시절의 기억과
맞닿아 있기때문에...
아무튼
그렇게 이 영화는 내게 꼭 눈물이 나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져야만
감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줬으며
잔잔하게 은근히 스며들어도 오래가는
여운의 참 묘한 새로운 감성도 있다는것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본격 이와이 월드로의 초대장을 받은것이죠.
제목에도 언급했듯이 스포할수는 없기에 간략하게
개인적인 소감을 정리하자면 시작하면서 끝나는
느낌입니다. 과정도 없이 이제막 두 인연이
시작될것인가? 아니 뭥? 벌써끝이라고!!!?!
썸이라도 타야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수 있는
시점에서 과감하게 딱!! @.@;;
썸의 직전이랄까 ㅋㅋㅋ 이런거에 미치는 분들은
보시면 안될지도...
그때는 몰랐지만 벚꽃만개에서 낙화까지 찰나의
순간처럼 시작의 순간은 그렇게 지나가버리기에
더 소중한것 같습니다.
아니면 감독의 의도였는지 정말 폭설같은
함박눈처럼 꽃잎이 내려와 쌓이는 장면은 5분도채
안되지만 영화내내 그 느낌을 이어가기에 충분합니다.
“자~! 이제 봄시작이야 사랑도 그런것 같아”
이렇게 말해주는것 처럼요.
과연 우즈키는 첫사랑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꼭 그렇치 않아도 괜찮을 정도로 아름다운 내용이니
전 그리 걱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후로도 스무번의 봄이 다시 자나가기까지
몇번이나 4월 이야기를 다시보기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지만 한동안 잊고있던
저의 봄영화를 다시 소환한것은 의외로
코로나-19때문이었습니다.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지금
꽃놀이도 가지말아야 할것을 권유받고 있는데요.
무척이나 힘든일이지만
지금은 당연한거라 생각합니다.
모두를 위한 일이니까요.
그 답답함이 사람들을 모니터앞으로
모이게 만들었고 IPTV로, 넥플릭스나
각종 어플에 드라마& 영화다시보기로
추억소환하고 있는 요즘
영상으로나마 잠시라도 봄같은 두근거림,
꽃놀이 같이 들뜬기분을
느껴보는것은 어떨까요.
봄과 설렘은 꼭 밖에만
있는게 아니라 스크린에도, 우리마음에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