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 늙어가는 법을 안다는 것은 지혜의 걸작으로 위대한 삶의 예술 가운데에서도 가장 어려운 장에 속한다. -헨리 프레데리크 아미엘 가을날 잘 익은 감의 빛깔을 보면서 우리는 ‘참 곱다’ 고 중얼거린다. 요란하지 않게 서서히 저녁 하늘을 물들이는 노을도 참으로 곱다. 수확을 앞둔 황금 들판, 찬바람과 서리를 맞아가며 마지막을 노래하는 단풍의 빛깔, 첫눈 올때를 기다리는 손 끝, 손톱에 스며든 봉선화의 꽃물… … . 이 모든 것들은 단지 ‘예쁘다’는 표현 만으로는 부족하여 ‘곱다’ 고 말하는 것이다. ‘예쁘다’ 에는 화려함은 있지만 감동은 없다. ‘곱다’ 에는 화려함이 덜 하지만 감동이 있다. 우리도 그러해야 할 것이다. 고운 빛깔로 한 해 한 해 나이 들고 성숙해 가는 것이 가장 멋지고 위대한 한 순간이..